반갑습니다!


독일에 살고있는 30대 여성이자, 아내이자, 엄마인 엄마건축가입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미래(?) 건축가이고요. 두 달 후에 첫 출근입니다!


첫 블로그 포스팅 시리즈는 독일에서 엄마건축가가 되는 첫 걸음에 대해서 쓰려고 합니다. 제 글이 정보전달의 목적이 아니라, 생활중에 떠오른 저의 생각과 의견을 정리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글이란걸 정말 오랫만에 쓰다보니 그렇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ㅎ 점차 나아지길 기대하며 시작 해 봅니다.



1. 독일 엄마가 일하기


한국보다야 낫겠지만 독일에서도 엄마가 일하는건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일단, 독일도 여성의 평균 소득이 남성의 평균 소득보다 적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경제생활에서 여성의 위치나,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지요.


"같은 직업, 적은 급여" 


아기를 케어하면서 직장을 파트타임으로 다니는 것(예를 들면 8시 출근 3시 퇴근)도 모든 회사에서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게되면 아무래도 자기가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 해 나갈 기회도 적구요. 아이가 아프면 보육기관에 보낼 수 없고, 그러면 아이를 집에서 보살 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주변에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따로 있지 않는 이상 파트타임을 하는 주 양육자가 이 역할을 맡게 되지요. 이 경우엔 회사에 얘기해서 법적으로 출근을 하지 않을 수 있지만 독일에서도 역시 회사의 눈치가 보이고, 회사 입장에서도 중요한 일을 맡기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엄마들은 일을 합니다. 아이가 컸는데도 엄마가 집에 있으면 '그 집 엄청 부자구나. 아빠가 돈을 매우 많이 버는가보다' 하고 생각한대요. 그리고 현실적으로 나중에 이혼할 경우 연금을 부족하지 않게 받으려는 마음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2. 신입이 파트타임..?


한살 반인 저희 딸은 다행히 어린이집에 자리를 구해서 돌이 지나고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습니다. 다섯시 반 까지 하는 어린이집인데 보면 보통 4시 반 전에 데리고 가더라구요. 이 말인 즉, 저도 파트타임을 할 수 있다는거죠.


하지만 문제는 저는 경력이 없다는 것!


공식적으로 파트타임을 뽑는 취업 공고를 보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있어도 경력직이거나, 비서직이죠. 파트타임을 뽑는 공고를 유일하게 하나 보았는데, 외곽에 있는 회사여서 파트타임의 장점이 없었습니다. 풍문에 의하면, 풀타임 공고가 뜬 회사에 직접 연락해서 파트타임인데 지원해도 가능성이 있을지 물어보면 긍정적으로 답 할 회사도 있을거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면접 보기도 전부터 회사와 내가 동등한 위치가 아닌 상황을 만들어 놓는게 싫어 이 안은 접기로 합니다.



3. 남편과 나, 역할 바꾸기


그리고 제가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남편이 주 양육자가 되기로 결정합니다. 남편도 흔쾌히(?) 그러기로 합니다.

남편은 딸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생활도 해보고 싶었다고. 지금은 남편이 아이를 등원시키며 출근하고 제가 픽업하는 시스템인데, 앞으로는 제가 등원시키고 남편이 픽업해 오후에 아이를 돌보기로 합니다.


일을 시작할 날을 정하고, 포트폴리오를 완성해 29개의 회사에 뿌립니다. 제가 주 수입원이 될 예정이니 발등에 불이 떨어졌죠.


그리고 총 여섯 개의 인터뷰가 잡혔고,

그 중 네 곳에서 인터뷰를 했고,

네 개의 회사에서 거절 메일을 받았습니다.

1/3에서 피드백이 왔네요.






독일에는 엄마가 일을 하는 것을 지원하는 많은 법적 장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이를 다 보장해주진 않죠.


해외에서 다른 도움 없이 남편과 둘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도 도전이었는데, 이제는 맞벌이까지 하려 합니다. 육아를 통해 다져진 남편과의 팀웍(!)이 큰 도움이 되겠지요. 그 이야기는 일을 시작하고 나서 또 하기로 하고, 다음 포스팅은 면접과 포트폴리오에 대해 하기로 할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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