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한지 한 달도 안됐는데 개업이라니 무슨 소리냐 하시겠지만, 이 포스팅 시리즈의 주인공은 제가 아니고 남편입니다.

한국에서 CC로 같이 건축 공부를 했던 남편은 졸업 후 포트폴리오를 들고 스위스로 떠납니다. 그리고 독일에 일자리를 구하게 되지요. 학부생 때부터 학업에는 뜻이 없던 남편에게 대학원 진학은 계획에 없었습니다. 물론 일을 하면서 미래를 위해(타이틀을 위해) 공부를 더 해야 하나 고민하던 때도 있었지만, 꾸준히 일을 해 지금은 독일 설계사무소 경력 7년차 독일건축가로 일을 하고있습니다. 

학업에는 정말 뜻이 없었지만, 옛날부터 사무실 개소에는 뜻이 많으셨습니다. 그 뜻이 독일에 왔다고 해서 꺾이지 않았고, 학생 때 같이 작업실을 쓰던 선배, 동기들이 사무실을 차리고 자기 설계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자기도 가까운 미래에 사무실을 차려야겠다고 얘기하곤 했죠. 그리고 2018년 10월 드디어 그 미래가 현실이 되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 현실이 되는 과정을 글로 옮기려 합니다. 제 3자도, 그렇다고 당사자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서요. 글은 발행되기 전 당사자의 검열을 거칠 계획이지만, 남편에게 가진 불만을 토로하는 장이 될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어떤 부분에서 우리 부부는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거든요. 

이런 위험요소(?)들이 있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도 취직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있지만, 사무실 개소하는데서 일어나는 일들은 속도도 빠르고, 규모도 커보이거든요. 물론 위에 말한 것 처럼 애매한 위치에서 이 사건을 보기 때문일 수 있겠지요. 당사자는 지금 머리가 복잡하겠지만, 저는 반 발짝 떨어져서 보니까요.

이 시리즈의 끝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행복이 어떤 모습이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요.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이제부터 이 무모하고 두근두근한 길을 함께 가시는겁니다. 응원 해 주세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