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기사도 읽어야 하고, 독일어 작문도 해야한다. 요가도 틈틈이 해야하는데, 지난달에 간 신경외과에서 편두통을 없애려면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대서 압박이 더해졌다. 다음주는 아이가 유치원에 등원하는 날이다. 그 전에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 작별파티도 해야하는데 이 역시 나의 몫. 생각 해 두었던 선생님과 아이들의 선물을 오늘 주문했다. 늦지 않게 오면 개별포장을 해야한다. 그리고 아이가 주문한 파인애플 머핀을 부족하지 않게 구워가야지. 아참, 그리고 한참을 업로드 하지 않은 내 유튜브 채널에 대한 죄책감과, 그것에 비례하지 않는 구독자 수 욕심도 있고. 꾸준히 글도 쓰고싶다.

이상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혹은 잠깐 스쳐 지나가는 할 것이라면, 회사는 회사 나름대로 빡빡하다. 나는 세 개 프로젝트에 속해 있는데, 그 중 둘은 지금 정신없이 건물이 올라가는 중. 하루에도 몇 번씩 프로젝트를 옮겨가며 급한 불을 끈다. 답변이 제깍 오지 않아 시간이 뜨면 틈틈이 세번 째 프로젝트 빔 모델링을 한다. 회사에서나마 나를 좀 돌보고 싶은데, 물은 지하에 있고 나는 엘리베이터 없는 3층이라, 커피만 내려 마신다.

뿌얘지는 눈을 껌뻑거리며 오후 업무시간을 채운다. 퇴근하는 지하철에서는 이북을 읽거나 유튜브를 시청하는 멍때리는 시간. 집에 도착하자마자 외투를 바닥이나 화장실 세탁기 위에 벗어두고는 샤워가 끝난 아이의 뒷일을 맡는다. 드라이기로 머리 말리는게 이 퀘스트의 핵심. ‘싫다고~’ 노래를 허허 웃어 넘기면서 손을 바쁘게 움직여야한다. 그 이후는 철저한 분업. 아이와 놀거나 저녁준비 하거나. 아이랑 놀거나 저녁상을 치우거나. 마지막 큰 산인 양치시키기를 넘으면, 이제 진짜 마지막. 잠 재우기.

오늘은 재우면서 같이 잠 들지 않았으니 반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가 미열이 있어서 잠에서 자꾸 깬다. 남편을 애 옆에 누워있게 하고, 요가를 하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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