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등떠밀듯 남편과 아이를 보내고 커피를 내리다 문득, 커피향이 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유리잔에 얼음 가득 넣고 에스프레소를 내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마셨는데, 지금은 카페크레메를 내리고 있다. 노말 카페. 그러고보니 아침 메뉴가 홈메이드 아이스아메리카노와 밀카 초코렛에서 카페 크레메와 버터쿠키로 바꼈네. 날씨가 선선해진게 여기서도 보이는구나.

한국 못지않게 덥던 날씨가 3주동안 지속되더니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아침저녁으론 꽤 서늘하다. 더위가 가시던 날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집에 오던 길. 집 앞 지하철 역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데, 밖으로 나와도 어두운게 아닌가. 해를 피하려고 아이 모자를 씌우는 중이었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바람이 바람이! 모래먼지가 같이 날려서 눈은 게슴츠레하게 떠야했고, 아이를 감싸느라 정신없는 와중. 옆 카페 테이블에 놔둔 설탕병인지가 우르르 쿠당쿠당. 아, 이건 바람소리인가. 그래도 다행이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오전에 겉옷 빨래를 발코니에 널어두지 않아서.

​아이구, 커피 다 식겠다. 난 그럼 이만 선선한 날씨를 즐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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