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helma Zoologisch-Botanischer Garten Stuttgart


한국의 여름 장마같은 아이 어린이집 방학도 오늘로 마지막이다.

내일과 모레, 주말은 남편이 아이를 거의 도맡다시피 하니 이제 남은 여섯시간정도만 버티면 된다.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8월 말 2주동안 여름방학이었다. 그 외에 부활절 한 주, 성령강림절(Pfingsten) 한 주, 그리고 크리스마스 한 주 방학이 있다. 보통은 어린이집 여름방학에 맞춰 부모들도 휴가를 낸다고 한다. 우리는 올 해 처음 어린이집에 보내 어떻게 할 지 잘 모르기도 했고, 추석 연휴에 시부모님이 방문하시기로 계획이 되어있어 아이 방학에 꼼짝없이 집에서 있기로 했다. 그 2주가 진즉부터 두려웠던 나는 생각이 떠오르는대로 아이와 함께 할 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거의 모든걸 했다.


1. 캠핑

방학이 시작하던 주말에 시간이 맞는 지인들과 함께 월요일 휴가를 내고 2박3일 캠핑을 떠났다. 예상치 못한 모기의 습격(남편 총 70방, 나 50방, 아이 빵방)과 아이의 식사시간 패턴의 일정함(저녁 그릴을 준비했는데 아이는 원래 다섯시에 먹던 습관을 그대로 유지해, 과자로 저녁을 때우고 정작 고기가 나왔을 땐 발로 그릇을 차버림), 같이 간 가족의 아이의 배탈 등, 방학 시작부터 스펙타클.


2. 빌헬마 동물원

여기는 2주동안 두 번 갔다. 아이가 한창 말이 늘고 있어서 동물들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는데 매우 심하게 좋아했다. 낙타는 보고 낙타인 줄 알고 의외로 염소를 보고 말이라고. 스케일의 부재로 인한 오류. 이제는 소와 염소 울음소리도 다르게 낼 줄 안다. 점심도 동물원 내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먹이고 돌아오는길에 유모차에서 잠들고 집에 도착해서 바로 깸. 돗자리 가지고 갔으면 잔디밭에 눕혀 낮잠자는 동안 나는 좀 쉴 수 있었는데. 까비.


3. Leo-Vetter-Bad 수영장

집 근처의 수영장이 내부 리모델링으로 휴관이어서 30분 우반을 타고 옆동네 수영장에 처음 갔다. 수요일은 Warmbadetag이라 물 온도가 평소보다 높아 일부러 수요일에 계획했다. 날이 점점 선선해 지고 있었지만, 그 날은 마침 후덥지근했다. 실내수영장 뿐 아니라 야외 잔디밭과 놀이터도 있어서 물놀이와 모래놀이가 동시에 가능. 지역신문에 아이들이 놀기 좋은 수영장으로 여러번 랭킹됐다고 한다.


4. 시립도서관 Stuttgart Stadtbibliothek

한국 건축가가 설계 한 건물. 도서관 외벽에는 한글로 '도서관'이라고도 쓰여있다. 이 지역이 재개발구역이라 내가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주변엔 아무것도 없고 도서관만 덩그라니 서 있었다. 지금은 백화점, 음식점, 오피스건물들과 잘 어우러져있다.

2층은 모두 아이들 층으로 아이들이 다양한 높이에서 책을 꺼내, 앉아서도 누워서도 읽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딸 아이는 다른 언니오빠들 따라 뛰어다니면서 즐겁게 놀다가만 왔지만. 아, 여기 책 반납시스템도 재미있는데 아이 역시 유리문 너머로 한참을 올려다봤다. 데스크에서 열쇠를 받아 같은 층 기저귀 가는 곳도 사용할 수 있다.


5. 자연사 박물관 Naturkundemuseum am Löwentor

여기는 항상 춥다. 에어콘이 여기보다 빵빵한 공공시설은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그 덕분인지 다녀온 날 오후부터 아이는 열이 나기 시작함. 공룡 있고, 고대 물고기들 있고, 아무튼 아이에게 아직은 어려운 세계들이었는데 소리 내면서 뛰어다니는게 즐거워보였다.


6. 슈투트가르트 시립박물관 Wilhelmspalais

역사적, 건축적으로 의미있는 옛날 건물을 최근 리모델링 해 시립박물관으로 개장했다. 슈투트가르트에서 매우 유명하고 독일내에서도 아마 꽤 유명 할 Lederer Ragnarsdóttir Oei에서 작업했다. 그 옆 주립도서관도 이 회사에서 증축공사 하는 중.

맨 윗층을 제외하고는 입장료 무료. 재미있는 방법으로 전시한 부분도 있고, 개인적으로 사는 곳의 역사에 흥미가 있어 재미있게 봤다. 물론 아이가 없을 때. 지하는 아이들을 위한 층이다. 슈투트가르트에서 가장 큰 공사인 Stutttgart21을 테마로 한 듯한 공사현장 놀이공간이 주. 쌓으라고 놓아둔 블럭들을 밀면서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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